하루만 가난하게 살아보고 싶다. 왜냐하면 맨날 가난하기 때문이다.ㅋㅋㅋ 슬프지만 진짜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갖고싶은것, 하고싶은것 해보면서 살아본 적이 없다. 이걸 친한 언니 한명한테 한번 이야기했는데 놀라면서 '나는 어렸을때 부모님께서 갖고싶은건 다 해주셨어.'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갖고싶은걸 다 가지면 어떤 인생일까? 그런데 그 언니는 행복해 보이지 않아서 아직도 그때의 대화가 기억이 난다. 물론 나도 행복하진 않지만ㅋㅋㅋ... 그래도 이 가난을 즐겨보려고 한다.  어쩌겠는가... 내 인생이 이런걸... 근데 안그래도 가난한데 뒤늦게 오춘기가 왔는지 그나마 조금 가지고 있던것도 버리고 있다. 하지만 버리면 그만큼 새로운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책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에서도 말하듯, 삶을 보람 있게 해주는 것들은 수중의 돈이 감소한다고 해서 줄어들지 않는다. 잔고가 줄어들지라도, 다행히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일들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1. 회사를 관뒀다.

 

가장 먼저 한건 회사를 관뒀다. 전국에 지부가 있는 큰 회사였는데 내가 하는 일은 고객을 관리하는 일이였다. 일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일 하는것에 비해 통장에는 꾸준히 많은 월급이 들어왔기 때문에 충분히 참고 일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여러 아르바이트와 직장을 다녔었다. 서빙, 카페, 학원, 학교, 카드회사 등 꽤나 많이 해본 것 같다. 어떤 일을 하든 항상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었다. 열심히 해도 내가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소모되는 느낌이였던것 같다. 그때는 단지 이 일이 '그냥 나한테 질렸나보다. 또 권태기가 왔구나. 이직할 때가 됐구나.' 하면서 가볍게 생각했는데 이번 회사를 다니면서 확신이 들었던것 같다. 나는 직장, 알바 체질이 아니였다. 

어릴 때 나는 가수가 되고싶었다. 왜냐하면 무대 위에서의 스포트라이트와 환호성이 가슴을 벅차오르게 했던것 같다. (개그맨도 한때 장래희망이였다.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관심받고 싶었나? 관종인가?' 싶기도 하다.ㅋㅋㅋ 어쨌든 확실한건 회사든 음식이든 다른 어떤게 아닌 '나'를 통해 다른사람이 즐거움을 얻을 때 내 마음도 기뻤던것 같다. 이게 내가 퇴사한 이유이다. 사실 퇴사할 때도 그냥 너무 힘들어서 퇴사했던건데, 퇴사하게된 진짜 이유를 퇴사한지 4달이 지난후 정리가 되었다. 이제 나는 나를 통해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하지만 뭐부터 어떻게 시작할 지 모르겠다. 회사다닐 때와 다르게 마음은 채워지는데 통장잔고가 소모되고 있다.ㅋㅋㅋ

 

 

 

2. 이루고 싶은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건강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요가를 했었고 체질이 살이 찌는 체질이 아니라서 다이어트걱정 한번 한적이 없었다. 바빠서 요가를 하지 못할 때는 자전거를 탔다. 쉬는 날이면 혼자 자전거를 타고 강촌까지 다녀왔었다. 그만큼 건강만큼은 자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 겨울부터 몸에서 점점 신호가 왔다. 나이먹었다는 신호...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도 무릎이 찌릿찌릿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이러다 말겠지 했는데 갈수록 심해졌다. 운동부족인가 싶어 더 열심히 자전거를 탔다. 그랬더니 어느날 걷기만 하는데도 무릎이 너무 아파서 그자리에서 눈물이 난적이 있다ㅠㅠ 그렇게 몇주 뒤 병원에 갔더니 무릎에 염증이 났다고 하며 약을 처방해주시고 물리치료를 권하셨다. 하지만 치료받으면 그때뿐이고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어머니가 관절염이셔서 무릎이 아픈것이 얼마나 힘든것인지 너무 잘 알고 있던터라 갑자기 무서워졌다. 이러다가 관절염이 와서 못걷게되면 어쩌지? 라는 걱정이 앞섰다. 어떻게 하면 나아질수 있는지 검색해보고 책으로 찾아보면서 공부했다. 그렇게 건강을 위해 시작한것이 수영이였다. 강습을 받고 싶었지만 요즘 수영이 인기가 정말 좋았다. 강습반 빈자리가 없었다. 대기자가 무려 200명이였다... 할 수 없이 독학하기로 마음 먹었다. 

직장을 관두고 가장 먼저 한것이 운동이였던것 같다. 운동은 성취감이 정말 최고다.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돌아온다. 처음 수영갔던 날 사진이랑 비교해보면 미묘하게 구부정했던 자세가 좋아진것 같은 느낌이다. 체력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이루고 싶은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미생中)." 꼭 실천할것이다!

 

2019년 2월 21일 첫 수영간 날 
2019년 5월 2일 자유형 드디어 성공

 

3. 취미를 다시 시작했다.

 

대학교때 기타의 매력에 푹 빠졌던 적이 있다. 언니가 쓰던 낡은 기타를 악기사에 가져가서 고쳤다. 친한 지인들과 밴드 동아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실용음악학원 지하실을 빌려서 연습했다. 곰팡이 냄새와 습기가 힘들긴 했어도 그때만큼 즐거웠던 적이 없었던것 같다. 처음엔 서로 제각각이였다가도 합주하고 연습하고 하면 할수록 점점 음이 맞고 악기들이 서로 어울린다. 그때 조금은 벅차고 즐거웠던것 같다.

그로부터 몇년이 흘러 다시 동호회를 만들었다! 처음엔 막막했던 곡을 매일매일 30분씩 연습하면 어느순간 끝까지 칠 수 있게 되는게 너무 신기했다. '나도 노력만 하면 할 수 있구나!'를 느끼게 된다. 

 

연습중

 

4. 조금은 느려도 괜찮나?

 

나의 적성. 아직도 사실 모르겠다. 찾다가 죽을 수도 있을것 같다.ㅋㅋㅋ... 근데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즐겨보려고 한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고있다. 책을 통해 위로도 받고 공감도 되고 많이 배우고 있다. 언젠간 나도 다른 사람에게 위로도 해주고 공감 해주는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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